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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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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 글등록: 10점(12시간내 4개) / 코멘트: 1점
엽전 - 글등록: 10냥 / 코멘트: 5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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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에 얽힌 남친과의 재미난 추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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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에 얽힌 남친과의 재미난 추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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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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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4.07.25 14:34:06 조회: 2,205 추천: 17 |
게임의 추억:
안녕하세요?
게임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
게임과 제 남친에 관한 재미난 추억이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를 해 드릴까 합니다. ^^*
남친을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지요...
우리는 일반적인 연인들처럼 만나게 되면 시내에 나가서 영화도 보구,
같이 이곳저곳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는데 시간을 쓰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용기를 내서(?) 같이 피시방에 가자고 졸랐지요.
뭐 게임을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제 남친은
평소에는 게임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모범생처럼 보였었거든요.
하하, 물론 사귄 지 별로 되지 않았을 때라 제가 남친을 잘 몰랐던 거였지만 말에요...
시내에서 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하고 만났습니다.
보기로 한 영화가 있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제 시간에 예매를 하지 못하고 2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둘 다 밥은 먹은 상태고, 마땅히 할 일도 없어
저는 '기회는 이 때다' 하는 생각에 "오빠, 우리 피시방 안 갈래요?"
하고 넌지시 떠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왠 피시방?" 하면서 달갑지 않은 기색을 보이다가
결국 승낙을 하더군요. 저는 속으로 기뻤지요...
왜냐면 그 때 제가 한참 리니지2에 빠져있을 시기였거든요.
저는 옆에서 신나게 리니지를 하고 있는데, 남친은 그냥 메일확인이나
뉴스사이트를 뒤적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게임은 안 하냐고 물어보았더니
"게임은 무슨 게임..."하면서 사람 무안을 주더라구요. ㅡㅡ;;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ㅠㅠ
참다못한 저는 피시방을 나와서 따져 물었죠...
틈나는 시간에 기분풀이로 게임 좀 하는 게 그렇게 못마땅하냐구요...
하지만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남친 말로는 자신도 엄청난 게임광이라고 실토(?)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왠만한 게임은 전부 섭렵을 해 보았으며 게임할 시간에 다른 걸 했으면 큰일 한 번 치뤘을 거라고 장담을 하더라구요. ^^*
그리고 자신은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면서
자기도 그게 무서워서 게임을 못 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좀 오바다 싶은 생각에 그러지 말고
저랑 만날 때만 조금씩 리니지2를 같이 하자고 설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더니 제가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니까
그 때서야 어쩔 수 없다는 듯 승낙을 하더라구요...
며칠이 지난 후, 저는 그 때 게임을 같이 하자고 한 것이
제 최대의 실수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친의 말이 모두 사실이더군요. ㅠ.ㅠ
다른 게임도 많이 하던 사람이라 아주 쉽게 리니지2를 익혔고,
온갖 싸이트를 뒤지면서 게임정보를 학습(정말 그랬습니다. 공부를 하는 것처럼 파더라구요.)을
하더니 며칠만에 저를 능가하더라구요.
저 또한 게임을 좀 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무 것도 아니었죠...
저 사람의 성격인가 보다 하고 이해하기엔 정도가 너무 지나쳤습니다.
저 몰래 동네 피시방에서 밤을 새곤 다음에 피곤한 얼굴로 나와서는
밤새 시험공부하느라 힘들었다고 핑계를 대기도 하였고,
게임하러 가느라 제 부탁을 거절하기도 일쑤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제가 폭발을 하게 되었죠...
하루는 오후 6시에 만나 저녁을 먹기로 하였는데 약속시간이
한시간이 넘도록 나오질 않아서 전화를 해 보았더니 글쎄, 잠이 덜 깬 듯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게임하고 지쳐서 잠든 것이었죠.
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헤어지기로 결심했답니다.
나보다 게임을 더 사랑하는데, 같이 있을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굳은 결심을 하고 전화를 했더니, 역시나 주위에서는 온갖 게임들의 효과음이
울려퍼지고 있었고, 제 이야기는 들은 체 만 체 하더라구요.
더 이상의 미련도 없이 "헤어져"라고 말했더니 어이없이 돌아오는 대답은
"어? 어? 잠깐만... 아~ 씨~, 몹한테 죽었잖아~!"하면서
도리어 화를 내며 전화를 확 끊어버리더군요.
이젠 일말의 미련도 없이 맘 속에서 이 남자를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조금의 양심이 남았는지 저에게 전화를 하더군요.
"야~, 무슨무슨 피시방으로 얼른 와라...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할 게 있다"
라고 명령조로 말하더군요. 하도 어이가 없었지만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찾아가보기로 하였습니다. 호기심이 많거든요. ^^*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궁금한 것은 참을 수 없어서요.
갔더니 남친의 옆자리는 빈자리에 리니지2만 실행이 되어 있더군요.
물론 제 남친도 리니지2를 하고 있었구요.
전화에서의 당당한 목소리와는 달리 저에게 미안한 표정을 보이면서
앉아보라고 사과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사과한다면서 이 마당에 무슨 게임이냐고 생각했는데 화면을 보니까
제 캐릭과 남친 캐릭이 서 있었고, 저에게 대뜸 뺨을 때리라고 하더군요.
그거 아시죠? 피케이할 때 무기를 들지 않고 때리면 상대 캐릭의 뺨을 때리는 사실이요.
저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귀엽게(^^*) 보이기도 해서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남친의 표정도 활짝 밝아지면서 정말 잘못했으니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사정하더군요.
그러면서 실제로도 때리고 싶으면 맞겠으니 자기 뺨도 때리라구요...
하지만, 이미 맘이 눈녹듯이 풀렸는데 어떻게 그러겠어요?
대신 남친 캐릭의 뺨을 라이프가 1만 달랑 남을 때까지 흠씬 때렸답니다. ^^*
그렇게 고비를 겪고 나선 정말 마음을 고쳐 먹었는지 저에게 더욱
잘해주는 남친이 되었습니다.
물론 게임에 그렇게 심하게 빠지진 않았구요...
대신 저와 만났을 때 다정하게 같이 게임을 즐긴답니다.
재접속했을 때 제 캐릭이랑 같은 자리에 안 있거나 하면 저 몰래 게임을 한 것이니까 저한테 혼나거든요.
이렇게 자상하고 사랑스런 남친, 언제까지고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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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닭살...ㅡㅡ
염장질 하시네... |
2004-11-10
08: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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