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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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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4.07.11 23:43:24 조회: 1,679 추천: 0 |
봄과 가을이 오기 여러해 전에....
거대한 포트리스의 아성이 온라인 게임 계를 잠식할 때가 있었습니다..
전용선 대신에 훨씬 느리고 비싼 모뎀과 전화선으로 통신을 하면서도
지금보다 수백배는 울고 웃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 아름다웠던 시절에...
'일랜시아' 는 저에게 부드럽고 싱그러운 봄바람 처럼..
그렇게 찾아왔습니다.
아마 이때가 막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이 보급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제 주위에도 수없이 보급이 되었지만, 저는 전화선을 사용 했더랍니다~^^
전화비 많이 나와서 부모님께 혼난게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제가 처음 일랜시아를 접하게 된것은 친구에게 통신을 이용하게 해주자
녀석이 보답으로 준 CD 덕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공짜 CD더군요 -_-;;)
설레이는 마음으로 개봉한 CD안에는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바람의나라, 어둠의 전설... 그리고 일랜시아.,,
처음 일랜시아에서 만들었던 캐릭터를 아직도 잊을수 없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는 청남색 머리카락과 백옥과도 비교 되지 않을듯한 하얀 피부를 가진
아주 멋있는 캐릭터였습니다.
그 당시 캐릭터가 선택할수 있는 성향은 3가지가 있었고(전사,모험가,상인)
자신이 선호하는 순서대로 3가지 성향을 나열할수가 있었습니다.
아.. 아직도 이때의 떨림이 기억나는군요.
저는 조금더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보고 싶어서 첫번재 성향을 '모험가' 를 선택 했습니다.
그리고 모험에 필요한 힘을 얻기 위해서 2번재 성향을 '전사'로 하였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제 친구도 저와 같은 성향을 선택 했더군요..
물론 저와는 다른길을 걸었지만요.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일랜시아의 모험가는 아름다운 일랜시아를 여행하는 모험가가
아닌 광물을 채취하고 낚시를 하는 '잡일꾼' 에 가까운 직업이었습니다.
덕분에 꽤 많은 돈을 만질 수 있는 직업 이기도 했죠.
제 친구도 낚시와 광부일로 꽤 많은 돈을 벌어서 멋진 옷을 입고 다니면서 자랑하던
일이 기억나는군요.. 확실히 멋진 일 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달랐습니다!
제가 일랜시아에서 한일은 과연 모험가 다운 일이었습니다!
일랜시아 세상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일랜시아를 접속할때마다,
동화같은 집과 지붕, 아기자기한 캐릭터, 귀여운 몬스터 들이 저를 반겼습니다.
저는 일랜시아 세상을 마음껏 떠돌아 다녔습니다. 제 앞에 있는 몬스터 들을 가볍게
비켜 지나가고 혹은 물리치기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일랜시아 안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스크린샷을 찍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면 알수없는
희열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아주 순수하게 여행을 다닌 것입니다.
정말 일랜시아는 '진정한 모험가' 인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요즘의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비밀의 장소가 정말 많았습니다. 요즘사람들은 일랜시아의 이러한 비밀의 장소,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쓸모 없을지도 모르는 장소' 를 무시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몬스터를 죽이고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는데 바쁘니까요. 하지만 일랜시아는 달랐습니다.
지금도 그 아름다웠던 장소들이 생각이 납니다.
제가 처음 모험을 한후 발견한 아름다운 장소는 오크숲(딱히 이름이 정해진 것은
아니었으나, 오크가 자주 출몰하여 사람들끼리 오크숲이라 불렀습니다.) 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폭포 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폭포를 기억하실 겁니다. 저 역시 제 친구와
처음 이 폭포를 보았을때, 몸속에서 짜릿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본격
적으로 모험을 시작한 것이 이 장소를 보고 난 이후였던것 같습니다.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옆에서는 오크들과의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포는 정말 고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물결은 비단과 같았으며, 고인 호수는 아름다운
사파이어를 보는듯 하였습니다. 저와 함께 폭포에 도착한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한마디씩
감탄 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정말 멋진 곳이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저는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장소를 발견 했습니다. 렉스가 살고 있는 성
의 외곽을 탐색하면서, 저처럼 여행을 하며 스크린샷을 찍는 또다른 '진정한 모험가'와 도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을 나는 기억합니다. 아마 일랜시아의 아름다움을 알고
싶었던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니었었나 봅니다. (이 사람도 독특한 사람 이었습니다. -_-;)
그 사람과 함께 성주변을 돌아보다가 성의 다리 밑에 있는 쥐굴을 발견 하기도 하였으며,
성궁사(NPC임...) 와도 만나 인사하며 하루종일 성을 감상하였습니다.
그외에도 로랜시아 게시판 뒤에 숨겨진 쥐굴, 로랜시아 성당 뒤쪽에 위치한 쥐굴, 골렘밭
서쪽에 위치한 쥐굴등등 참 많은 쥐굴을 발견 했습니다. 정말 쥐굴은 로랜시아 지하
곳곳에 위치하였더군요.. 쥐굴 탐험을 하며 로랜시아의 청결을 위해 수많은 쥐들을
학살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짭잘한 아이템 때문에...)
슬라임 굴의 최 하층에 위치한 가고일 굴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어느날 슬라임굴을 가볍게
탐색 하던 도중 최 하층에서 우연히 커다란 문을 발견 했던 것입니다! 제가 문으로 들어가자
반가운 가고일 들의 환영인사에 눕게되어 마을로 돌아간 이후로는 다시는 찾을수 없게된
전설의 장소 이기도 합니다.^^ 그곳에는 디아블로의 사촌인 '디아블로스' 란 녀석도
있었습니다. (디아블로 씨랑은 별로 안닮았습니다..) 참 으시시 한 곳이었습니다
가장 비밀스러웠던 장소를 하나 꼽으라면 저는 오크숲 북동쪽에 있는
"바다위의 땅" (제가 이름 지었습니다..) 을 꼽을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장소를 발견한 것은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친구에게 줄 '오크의 가디건' 을 구하기 위해 오크를 잡고 있었는데
어느새 오크들이 원수를 갚기 위해서 사방 팔방에서 떼로 몰려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사나운 오크들을 피해서 로랜시아 마을로 돌아가려 하였으나, 로랜시아 마을이
위치한 서쪽에는 이미 오크들이 저를 향해 달려오고 있어서 저는 북동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숨막히는 추격전 이었습니다. 오크들을 따돌렸는가 하면 어느새 다시 오크들이
나타 났습니다. 손에서는 식은 땀이 났고, 이미 캐릭터의 힐링 포션은 바닥난 후 였습니다.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저는 이상한 곳으로 로딩 되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곳에는 사나운
오크들도, 다른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저는 당장 미니맵을 켜 보았습니다. 그리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미니맵에서는 제가 서있었던 곳이 '바다' 로 표시 되었던
것입니다! 미니맵에도 표시되지 않은 새로운 땅이었습니다.
제가 이 땅을 발견한 다음에 얼마나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는지 모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에게도 말걸면서 아무에게나 자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이 땅을 발견하게 해준
오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할 정도 였으니까요 ^^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 하였을 때의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일랜시아에서의 추억은 모험 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일랜시아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이
즐거웠습니다. 넓고 황량한 평야를 달릴때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슬라임들과 목숨을건
사투를 벌일때에도, 심지어는 네크로맨서(인간을 죽이는게 직업인 사람들 입니다.)들 에게
이유없이 처량하게 살해 될 때에도 저는 즐거웠습니다. 일랜시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비록 장착 할 수는 없었지만, '성궁사의 활' 을 줍게 되었을때도, 네크로멘서
최강 링인 '듀공의 링' 을 줍게 되었을때도 항상 즐거웠습니다.
자신이 한 노력보다 적은 소득이 돌아오는 퀘스트 라도 너무너무 재미 있고 신기 했으며,
새로운 몬스터를 볼때마다 막연한 호기심과 설레임이 솟구쳤습니다. 처음 유익인을 보았을
때도, 브리스를 배우기 위해 왠만한 고수가 아니면 잡기 힘들다는 '이상한 좀비'를 죽일
때에도, 낡은 신발을 모아 멋진 신발로 탈바꿈 할때도,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아마 요즘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사냥도 하지않고, 레벨업도 하지 않는, 그저
조잡하게 일랜시아를 즐기는 저에게 이상한 시선을 보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의 전 재미있었고, 그 어떤때 보다 즐거웠습니다!
요즘 온라인 게임을 보면 정말 단순 하기 짝이없습니다. 너나 할거 없이 몬스터를 잡고,
레벨업을 하며 캐릭터를 키워 갑니다. 끝도없이 자신을 키워나갈뿐, 어느 한순간도
자기 자신과 아름다운 주변은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럴때면 저는 더욱더 그때의 일랜시아가 그립습니다.
사냥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지 않아도 재미 있었던 그때 그시절이 자꾸 떠오릅니다.
얼마전.. 저는 다시한번 일랜시아에 접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처럼 찰랑 거리는 청남색 머리와 만년설 같은 하얀 피부를 가진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어느 곳 에서도..
아름다운 폭포 에서도...
'바다위의 땅' 에서도...
아름다운 마을 '로랜시아' 에서도...
그때의 추억은 기억나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아아~ 처음 나에게 왔었던 그때처럼..
일랜시아는 부드러운 봄바람 처럼..
그러나 산뜻하게..
어느새 저의 곁을 떠나가 버렸습니다.
아아아.. 그때가
그 . 립 . 습 . 니 . 다......
자세한 게임소개 : 일랜시아 홈페이지(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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