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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t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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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3.11.24 22:05:00 조회: 1,842 추천: 1 |
제작사 홈페이지 : http://yantama.com/index.html
2003년 이후 일본과 한국의 MMORPG 게임의 대격돌이 예상됩니다. 마비노기, RF온라인, 실크로드, 아크로드 같은 게임과, 대항해시대 온라인, 은하영웅전설 온라인, 건담 온라인 같은 대작들이 내년 출시 예정으로 기획되어 있습니다. 국제화 시대에 어느 국적의 회사가 돈을 벌고 안 버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의 대작들의 성패 여부가, 국내 온라인 게임 전체의 기반을 좌우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고, 경쟁상대가 일본의 대작 온라인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본 온라인 게임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비노기 매시브테스트 종료후 할 것이 없어서 웹을 탐험 중, 일본의 온라인 게임 하나에 눈이 가더군요. ‘질주, 양아치의 혼(疾走、ヤンキー魂)’이라는 게임입니다. 눈여겨 볼 만한 점은 2가지가 있었습니다. 우선, 콘솔 게임의 일부 팬들에게는 신화적인 존재인 스퀘어-에닉스 사가 만든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에 눈이 가더군요. 일본 게임 유저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어냈던 경험이 들어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소재가 매우 ‘일본적’이라는 겁니다. 일본어로 양키(ヤンキー)는 속어로 양아치란 뜻입니다. 고갸루(학교 교복에 루즈삭스 신고 돌아다니는 날라리들)나 아오캉(야외섹스) 같은 단어죠. 사전에도 잘 나와있지 않습니다. 즉, 이 게임은 일본 내에서 성공적인 게임들을 만들어 왔었던 스퀘어-에닉스사가 일본 유저만을 노린 작품인 겁니다. 한국이나 미국 유저들을 배제한 일본 게이머들만을 대상으로 일본 유저들의 온라인 게임의 취향 같은 것들을 고려한 작품이라는 것이죠.
우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제 생각에 이 게임은 한국 유저들이 즐기기에는 정말 정말 재미없습니다. 하지만 일본 유저들은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전투가 아니라 전투 과정입니다. 아니, 전투 과정 후의 본편인 전투조차도 시시합니다. 먼저 이 게임을 인스톨 시켜서 플레이한 후 초기화면을 보면…. 정말 정말 정말 썰렁합니다. 다다미 방에 유저가 서 있습니다. 처음부터 자기 집, 자기만의 공간을 우선 유저들에게 부여하는 겁니다. 커맨드를 누른 후 맵을 골라서 집 밖으로 나오면, 자전거(게임을 좀 진행해서 남기(男氣)라는 것을 모아서 오토바이를 살 수도 있고..)를 타고 거리를 달립니다. 즉, 폭주족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유저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질주하거나, 주차장에 불량한 자세(똥누는 자세, 드러눕는 자세 같은..)로 건들거리거나 학교 교실에서 건들거립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게임은 그게 끝입니다. 물론 전투나 양아치 레벨을 올리고 전국 제패가 게임의 목적이긴 하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니까요. 물론 길드 비슷한 개념이 있습니다. 양아치의 존재의미는 집단 다구리, 패싸움이잖아요. 자기 패거리 모으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러한 전투 준비가 끝난다음의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은.. 유저가 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스킬을 클릭하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죠. 아이템 드랍? 그런 개념은 전혀 없습니다. 이 게임의 아이템은 양아치 머리 스타일이나 오토바이, 양아치 옷 같은 것들이죠. 아이템이라는 개념이 +7 혁검 같은 무기가 아닙니다. 한국 유저들은 돌아버릴 겁니다. 그만큼 전투라는 측면에서는 시시합니다. 언제든지 집 밖에서도 ‘귀택’이라는 커맨드로 언제든지, 맵, 거리에 관계없이 자기 방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합니다. 프라이벗한 공간을 보장해주고 있다는 것이죠. 일본 유저들은 자신들이 양아치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즐기는거죠. 양아치 옷을 사고, 양아치 마스크를 하고, 오토바이를 양아스럽게 꾸미고, 방을 양아치스럽게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괜히 양아치 어투로 서로와 대화하고…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일본인의 저력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실제로 게임 내에서도 정말로 양아치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게임의 컨셉은 유저가 양아치가 되어서 건들거리는 것임에도 게임 속에서의 시스템과 유저들의 매너는 철저하게 모범적이라는 거죠. 밖에서 건들거리더라도 버튼 하나로 자기 방에 텔레포트 할 수 있죠.
한국에서 뎁스판타지아가 못 뜨고, 일본에서 리니지가 텍티컬 코만도보다 못한 이유가 거기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일본인들은 칼로 찌르고 베면서 승부를 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승부 전까지의 아기자기한 과정을 더욱 즐기는 거죠. 그것이 한국 온라인게임 유저들과의 차이점 같고요. 제가 예상하기로는 곧 나올 한국의 대작 온라인 게임의 대부분이 지나치게 슈팅성을 강조하고 있고 그런 점에서 일본에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씰 온라인, 넥슨의 마비노기 같은 게임들어 더욱 더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을 것 같고요.(일본측에서 씰 온라인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죠.) 역으로 일본의 대작 온라인 게임들이 한국의 유저들에게 어필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은영전과 대항해시대의 네임밸류에 못미치는 성적을 낼 것 같거든요. 지금 공개된 데이터로는 한국의 유저들의 취향과 조금 어긋나 있는 것 같고요. 물론 게임의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섀도, 다옥이 재미가 없어서 한국 시장에 제대로 먹히지 못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일찍부터 일본에 지사를 내고 사이트를 개설하며 일본 시장에 힘써온 넥슨을 칭찬해주고 싶더군요. 일본게이머들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게임에 반영시켜온 무형의 자산은 한국 온라인 게임의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될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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