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蒼空之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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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3.03.03 16:11:25 조회: 3,011 추천: 5 |
게임을 만들고 싶은 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이 이야기는 판타지 웹진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다.
본래는 잡지의 기획 기사로 생각하고 썼었지만, 실을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이렇게 대신 워터가이드에 공개하게 되었다. 워터가이드 <생명의 나무> 란에는 게임을 다루고도 있으니, 이 비평을 수정 보완하여 기사로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게이머들 중 많은 숫자는 게임을 스스로 만들고 싶어하며,
재미없는 한국게임에 대해 불만을 갖고서 자신이 선지자가 되어 보려는 포부를 가진 어린 계층이 당신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에도 수많은 게임회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노크한 문에서 되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이 싸늘하고 냉정하다.
< 너의 꿈은 여기에 없다, 외국으로 도망가라. >
실로엣은 인터넷에서 수많이 떠도는 루머들이나 온갖 악성 사설들을 배제하고, 과연 한국 업계가 가지고 있는 현실은 무엇인지,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게임을 만들지 않는데도 어떻게 자본을 유지해 나가는지, 왜 한국 게임이 팔리지 않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써볼까 한다.
[1] 발전하지 않는 경영진, 그 끝없는 쳇바퀴
솔직히 게이머들이 가지는 가장 큰 관심은 "올해엔 어떤 외국게임이 한국에 들어올까?" 라는 것이다. 게이머들은 한국 게임엔 큰 관심이 없다.
이것은 게이머들의 잘못이 아니다. 게임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들이나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 보라.
오리진이나 블랙아일이란 말을 던지면, 아, 그 회사요! 하면서
해당 제작진들까지 줄줄이 꿸 수 있다. 하지만 소프트맥스에서 누가 아수라 엔진을 만들었냐고 물어 보라, 열 명 중 한명도 제대로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작해야 일러스트 화가 이름 정도만 알 뿐이다.
마케팅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게이머들은 한국 게임회사가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다. 마케팅 없이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없다. 훌륭한 마케팅하에서의 제품 출시는 조금 모자란 듯한 게임에서도 적절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2000년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게임 유통사가 받은 점수 중 가장 형편없는 점수는 "마케팅 점수"였다. 유통만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가 제작회사들보다도 더 낮은 마케팅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유통사 간부들의 솔직한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은 어떻게 게임 마케팅을 해야하는지조차 감을 못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어떤 게임이 재미있고 재미없는지를 구분해 내는 안목도 결여되어 있다.
유통사 간부들이 어떤 계통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고 있는가?
그들은 엄밀히 말하면 현실의 노하우가 없는 탁상이론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이오웨어 게임을 유통했던 모 유통사의 간부는 계약을 맺을 당시 발더스 게이트의 시스템 저작권이 TSR과 연계되어 있다는 기본적인 소양조차도 모르고 협상 테이블로 나갔다. 문희준이 락을 논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한국 유통사의 마케팅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잡지에 싣는 광고, 광고, 광고 뿐이다.
유통사들은 게임 잡지에게 특별한 커미션을 대어 주고(사실 이것은 공정한 방법이 아니다) 특정 게임들에 대한 찬양조의 기사를 싣도록 한다.
또 게임잡지에 압력을 넣어 (종이 잡지든 웹진이든) 수많은 공간을 더 많이 광고에 할애하도록 강요하여 잡지의 심각한 질적 파괴를 가져왔다. 이제는 누구도 게임 잡지를 건전한 정보매체로 보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한국 게임 잡지에서 건질 수 있는 대부분의 정보란,
"이 게임은 무척 훌륭합니다. 훌륭, 훌륭, 훌륭합니다. 사십시오"
이거나 싼값에 고용된 무지한 기자들이 통신체로 뒤범벅된 쓰레기 같은 기사들을 쓰는 것 뿐이다.
이렇게 게임잡지들이 유저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은 게임잡지의 잘못도 분명히 있지만, 게임잡지는 명백한 돈을 이유로 한다. 그리고 유통사와 게임잡지는 공생 관계에 있다.
유통사의 잘못된 마케팅 방법과 블랙 마켓(검은 방법으로 검은 돈으로, 일하는 더러운 방식을 뜻한다) 체제 때문에 유통과 게임 잡지계는 똑같이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유통사 간부들이 불평하는 공통된 불만이 있다.
"외국에서 게임을 수입해올때, 어떤 게임을 수입해 와야 할지를
모르겠어. 한국 게임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우리는 어떤 게임을 유통해 줘야 하는지 고를 수가 없어. 이건 다 소비자 책임이야. 한국 게이머들은 어떤 게임을 하고 싶어 한다고 울어대고는, 막상 유통해서 풀어놓으면 사주지도 않거든. 안개 속을 헤쳐나가는 느낌이야. 한치 앞도 안보여."
그전에 앞서서, 유통사의 경영진에 대한 게임의 기본 소양을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게 원인이다. 그들은 너무나, 게으르다.
경영진들은 어떤 게임이 재미있고, 어떤 게임이 잘 팔리게 될 것 같으며, 어떤 게임이 키워줄 만한지 구분해 해는 안목을 배우려 들지 않고, 이것이 복잡하고 어렵다고만 짜증을 낸다.
누구나 처음부터 안목을 갖고 발굴자로서의 재능을 갖고 있는가?
처음에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길이지만, 실패에 성공에서 배우는 것이 있어야만 한다. 나이를 먹어가며 수많은 고난을 헤쳐, 경영진이 되고서부터는 인생에 성공한 것으로 착각해 더 이상 배우려 들지 않고, 재산을 축적하는 수단으로 그쳐버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슬픈 현실이다. 반대로 그래서는 돈을 벌 수가 없다. 현실은 냉혹하고 준엄하다.
게으른 자는 미뤄둔 댓가를 한꺼번에 치르게 되는 것이다.
한국 유통사는 얼핏 보면 거대해 보인다. 그러나 EA 코리아 라든지 등의 거대 유통사들이 얼마나 소규모의 조직으로 띄엄띄엄 배치되어 일을 맡는지를 유저들이 알면 놀랄 것이다. 그들은 예산 절감을 위해서 아주 작은 인원들만이 한 게임의 유통을 맡도록 되어 있다. 그럼 나머지 인원들은?
일을 하는 대신 나머지 인원들은 다른 게임을 맡거나, 서류를 정리하고, 세금 문제에 대해 걱정하며, 커피를 타며, 휴가 계획을 세우고, 투자가에게 아부를 하는데 대부분의 직장 시간을 할애하거나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골프를 치러 나간다.
비화를 소개하자면, 우리나라의 유통사나 게임 제작 회사의 주요 경영진 및 CEO 들중 적지 않은 숫자가 얼마나 게으르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가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닐 것이다. 100원이 모자란 비정한 게임업계 사회에서,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한 모 CEO가 매일 강남 나이트클럽을 수시로 드나들며 하루에 수백만원을 유흥비로 지출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IT 종사자들 가운데에서는 기정사실이다. 투자사들이 게임을 만들고 유통하라고 투자해 준 출자금들이 경영자들의 주머니로 새나가고 있다.
그런 부류들은 자신들은 게임을 만드는데에 열심히 매진하고 있으며, 자기는 너무나 힘든 현실 속에서도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인터뷰를 잡지에 실어 달라고 한다.
잡지 기자가 뭐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실어줄 뿐이다.
보통 수입한 게임이나 한국에서 제작한 게임을 유통할 때 그 게임에 관련된 유통 부서는 11-20명으로 이루어진다(더 적을 때도 많다)스타크래프트 같이 성공이 보장된 게임이다 싶으면 좀더 많은 인력이 달라붙는다.
어떻게 11명이 잡지와 계약하고, 광고 카피라이트를 작성하고,
계획을 세우고, 번역가등 전문 인력들과 스케줄을 맞추어 상담하고, 정부의 심의를 받고, 차질 없이 전국의 유통망에 게임을 보급하고 게이머들에게 광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미친 짓이다.
경영진이 스스로 배우려 하지 않는 끝없는 딜레마의 악순환을 갖고있는 가장 큰 원인은 돈에 있다. "누가 돈을 쥐는가?" 그것이다.
게임계의 경영진에 뛰어드려는 젊은이들이여,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그것이다. 단순히 게임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고 안목만 가져야 할 것이 아니라,
경영 능력이 우선시된다. 자신이 스스로 경영할수 있는 능력을 가져라.
자신이 직접 자금을 받을 투자가를 고르도록 하라. 그렇지 않다면, 위에 설명한 것처럼 게임에 대해서 무지한 경제 이론 전문가들을 고용해야만 한다. 딜레마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는 길은 공부, 공부로 현실을 꿰뚫어보는 지혜를 갖는 길 밖에 없다.
한국의 게임계 현실에서 경영진의 가장 바람직한 체제는 "두 머리" 체제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한 명이 CEO를 맡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러한 체제는 실제로 여러 게임회사에서 나타나는 특성이기도 하다.
좀더 경영과 마케팅, 스톡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유능한 경영인이 CEO를 맡고, 그 CEO는 자신의 사내 권한을 모두 CO-CEO에게 위임해야 한다. CO-CEO는 경영에 대해서는 잘 모를지 몰라도, CEO에게 든든한 경영을 맡겨둔 채 게임에 대해서 공부하고 게임 시장에 대한 정보 수집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게임에 대한 안목을 갖추어 회사의 방향을 끌어 나가는 실제적인 대표자 역할을 맡는 것이다.
보통 게임회사의 CEO는 허수아비일 뿐이다. 진정한 CEO는 투자회사라 할 수 있다.
투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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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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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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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원
이와 같이, 돈에 종속되어 있는 노예 회사로서의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CEO는 윗쪽의 투자 회사와의 중재 다리역할을 맡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CEO는 중재의 역할과 회사의 자본 및 관리능력만을 담당하며, CO-CEO가 실제 게임회사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또한 CO-CEO와 CEO가 서로 협력하여 경영 두뇌들에게 명확하게 구분된 권리들을 행사하도록 한다.
한국의 많은 게임관련 회사들은, CEO 아래 경영진 또는 기획자들이 작은 소두목들로 이루어져 분산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체제는 파벌 싸움으로 이루어져, 게임을 만들어야 할 자들이 봉급 인상이나 적은 근무시간을 위해서 "이모씨 팀장파" 나 "김모씨 팀장파" 로 나뉘어져 싸움만 하고 있는 것이다. 제일 위에 CEO가 모든 회사 방향을 좌지우지하고, 그 아래 그가 신임하는 소영주들이 누가 더 높으냐를 두고 다툰다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봉건적 구조를 갖고 있다.
게임계에 종사하는 자들의 스스로의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꾸준히 게임 업계에 대한 투자와 배려를 계속해 왔다. 특히 김대중 정부의 집권이래 게임 회사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났으며, 그들은 온갖 세금 감면의 혜택과 자금 지원 혜택을 부여받게 되었다.
어찌 보면, 오늘의 어두운 먹구름은 게임업자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적일 뿐이다. 불평하는 의미와는 다르게 게임업계에 흘러들어가는 자금의 규모는 더 커지고 있고, 시장의 틀이 잡혀가고 있으며 중국 시장이라는 거대한 진출의 길도 열려간다. 한국 게임계는 재기 불능의 환자가 아닌, 난관으로 가득한 호재의 상태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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