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이 미국영화연구소(AFI;American Film Institute)가 올해 신설한 'AFI 어워즈'에서 영화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지난 6일(현지시각) 로스엔젤레스의 베버리 힐즈 호텔에서 열린 AFI 어워즈 시상식에서 <반지의 제왕>은 작품상 뿐만 아니라 디지털 효과, 제작 디자인 등의 부분에서 3개상을 휩쓸었다. 이로써 현재 세계 박스오피스를 석권하고 있는 이 영화는 오는 2월20일 열릴 골든 글로브 상과 3월24일 열릴 아카데미 영화상 수상에도 여유있게 한걸음 다가섰다.
남우 주연상은 <트레이닝 데이>에서 부패한 고참 경찰로 분했던 덴젤 워싱턴에게 돌아갔으며 여우 주연상은 아들 잃은 중년 부부의 갈등을 그린 <인 더 베드룸>에서 어머니 역을 맡은 시시 스페이섹이 수상했다. <인 더 베드룸>은 LA비평가 협회가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바 있으며 시시 스페이섹 역시 올해 최고의 여배우로 뽑혔다. 감독상은 사회풍자 미스터리 영화 <고스포드 파크>를 만든 미국의 베테랑 감독 로버트 알트만에게 돌아갔다.
한편 TV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은 마피아의 세계를 그려 수년째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소프라노스>가 차지했으며 래리 데이비드의 <커브 유어 엔수지애즘>이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2차 세계 대전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호평을 얻은 <밴드 오브 브러더스>가 영화/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위의 세 작품 모두 HBO가 제작한 작품이다.
'세계 최고의 영화 100편'을 선정해 온 AFI가 올해 신설한 AFI 어워즈는 유명 영화 비평가, 감독, 제작자, 작가 등 100 여명의 전문가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한다. AFI는 처음부터 이같이 차별화된 방식을 내세우며 "골든 글러브나 아카데미에 앞서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를 결산하지만 철저히 영화사적 관점에서 수상작을 결정하기 때문에 두 시상식과는 다르다"라고 호언장담 했으나 AFI 어워즈의 수상 결과는 골든 글러브나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지의 제왕>과 <인 더 베드룸>은 이미 올해 골든 글러브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며 덴젤 워싱턴과 시시 스페이섹 역시 남녀주연상 후보로, 로버트 알트만은 감독상 후보로 각각 낙점된 상태다.
